2008년 01월 10일
크리쳐 무비-[18]- 미스트(The Mist)
스티븐 킹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의 원작을 가장 많이 영화화 시킨 소설가로 이름을 알려왔고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영화에 그의 이름이 찍혀 나왔습니다.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도 모르게 킹의 원작을 기반으로한 영화 한두편 정도는 봤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유명 소설가의 원작을 빌려왔다고 그게 꼭 명작이 되지는 않습니다. 킹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가 만은만큼 90분을 버티는것 조차 고문인 괴작들도 즐비 합니다. 어디까지나 소설은 소설, 영화는 영화니까요.그렇다면 스티븐 킹의 원작을 성공적으로 영상화 시켰던 경험이 있는 감독이라면 어떨까? 그것도 이미 2안타를 쳐낸 전적이 있는 감독이라면 팬들의 기대를 받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는 셈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스트가 내세우는건 스티븐 킹과 프랭크 다라본트 콤비의 8년만의 부활을 들먹이며 팬들에게 "이래도 안보고 배겨?" 라는 매력적인 속삭임 입니다. 이것보다 더 간결하며 효과적인 홍보는 더 이상 없는 셈이지요.
킹이 예전에 집필했던 미스트는 80년대시절 마구 쏟아지던 초자연적인 존재를 소재로 한 전형적인 스티븐 킹 스타일의 호러 단편중 하나 입니다. 갑자기 나타난 미지의 존재의 근원을 따라가기 보다는 자세한 설명은 하지않고 갑자기 그 상황에 인물들을 내던지며 인물들을 마구 괴롭히다가 모호한 마무리를 지어버리는 킹의 버릇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작품이죠. 킹이 표현하고자 하는것은 미지의 생물 그 자체가 아닌 그 존재로 인해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이 보여주는 내면과 부조리한 행동이며 전체적으로 그 부분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괴생물체가 등장하는 킹의 작품들은 이런 스타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스티븐 킹의 극렬팬임을 인정한 다라본트는 원작 미스트를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근본적인 부분에 손을 대지는 않았습니다. 자잘한 변경점은 존재하나 작품 자체를 확 바꿔버릴 정도는 아니어서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킹이 보여주고자 했던 메세지는 대부분 전달 받을수 있습니다. 즉 미스트에서 미지의 괴생물체와의 스릴 넘치는 사투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말 입니다. 괴물을 피해 좁은 장소에서 갇혀 미쳐가고 그 와중에서도 서로 분단되는 인간의 어두운 면모가 주가 되는 작품이기에 블록버스터 스릴러물을 기대하면 핀트가 어긋날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원작을 그대로 영상화 하기만 한 단순한 작품은 아닙니다. 스티븐 킹이 창조해내는 괴생물체는 알수없는 미지의 공포를 강조하기 위해 너무 자세한 설정 혹은 묘사를 자제하는 편 입니다만 원작 미스트는 그게 한층 심한 편이여서 알수없는 존재를 가득 담고있는 안개의 신비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그 안에서 튀어나온 괴물을 기묘한,요상한,알수없는 등의 단순한 표현으로 끝내 버립니다. 그렇기에 영화에 등장한 괴물들은 최소한의 묘사를 기반으로한 거의 오리지널 디자인에 가깝 습니다. 원작을 이미 몇번이나 읽어본 독자라도 충분히 흥미를 가지고 곱씹을 맛이 납니다.
원작의 재현도는 충분한 편이고 남은건 영화로서의 재미와 완성도 인데 이 부분은 아주 균형 잡히게 잘 나왔 습니다. 공포에 떨며 폐쇄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군상의 광기라는 테마를 메인으로 잡으면서 중간 중간 적절할때 괴물들을 풀며 긴장감을 유발하는 템포조절이 상당히 잘 되있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배경이나 상황을 봐도 저예산으로 꾸미는게 가능해서 싼티가 날수도 있지만 괴물 장면은 확실하게 볼만한 CG로 무장시켰기 때문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 효율적인 제작비로 꽤 잘 뽑아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무엇보다 원작을 읽어본 사람이라도 한번쯤 봐둘만한 것은 원작자 스티븐 킹 조차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는 이 영화의 결말 입니다. 반전이라 부를만한 거창한 요소와는 거리가 있지만 분명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마무리인건 확실 합니다. 영화의 특성상 다라본트 감독의 스티븐 킹 표 영화 쇼생크 탈출이나 그린마일 같은 명성을 누릴수는 없는 위치에 놓인 작품 이지만 스티븐 킹의 팬이며 그의 원작을 제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열망은 앞의 두 작품 이상으로 강하게 묻어나고 있습니다.
스티븐 킹의 팬이라면 더할나위 없이 추천!
P.S : 국내에서의 홍보 방식에 약간 불만이 있는데 SF 블록버스터로 홍보를 하고있는건 어쩔수 없다쳐도 팜플렛이나 기타 매체 홍보에 너무 지나칠 정도로 괴물들에 대한 정보가 오픈되 있습니다.(몇몇 포털 사이트는 광고 플래시에 괴물의 모습이 보이기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에 숨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정보는 최소화로 하고 감상하는걸 추천..
# by | 2008/01/10 22:12 | MONSTER X MOVIE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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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통할 뿐이지 괴물과 다를바 없었습니다orz
군인 아저씨 넘흐 불쌍했어요ㅠㅠ
스티븐 킹의 원작과 영화의 핵심을 글에서 잘 짚어주셨습니다. 둘 다 논리와 분명한 결말에 대한 당위성이 필요한 작품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감독을 만나 훌륭한 각색 작품이 나왔네요. 괴수영화로서도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돌이켜 보면, 대러본트 감독의 킹 원작 영화는 모두 밀폐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쇼생크 탈출>과 <그린 마일>은 감옥이었고, 여기서는 수퍼마켓, 더 나아가 안개로 뒤덮여 발이 묶인 공간이니 말입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로 그렇군요 다라본트가 <미져리> 리메이크 같은거 만들면 정말 재미있을것 같습니다^^